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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저지 살림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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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의 연봉은 얼마인가? 전업주부 생활을 시작한지 두 달.전업주부를 시작한 첫 달의 상당부분은 회사 휴가와 겹쳐놔서 월급이 꽤나 나왔다. 하지만 두 번째 달이 되니 월급날이 되면 통장에 의례 찍혀나오던 '급여' 한 줄이 찍히질 않는다. 아뿔싸, 정말 한 푼도 못벌었구나.대학 입학 이후, 한 번도 돈벌이를 쉬어본적이 없었다. 대학시절 내내 과외를 끊어본적 없고, 군대에서 조차도 (고작 만원도 안됐지만) 월급을 받았으니 돈벌이를 쉬진 않았다. 심지어 자대배치 이후에는 다시 과외를 재개해서 군생활 마저도 풍족하게 지냈었다. 그러던 나였는데, 마침내 처음으로 통장에 꼬박꼬박 찍어오던 수입 항목이 사라진 것이다!예상하지 못한 일은 아니니 충격적일 것은 없지만, 그래도 서운한 건 어쩔 수 없더라. 마흔이 넘어가면서 직장에서 친하게 지내던 ..
전업주부에게도 주말은 소중하다 일요일 저녁, 주말이 끝나가고 있다.내일 출근도 안하는데 왠 주말 타령이냐고? 그러게, 나도 예전에는 월요병이라는 말은 직장인에게만 해당되는 말인줄 알았다. 일요일 저녁에 개콘을 시청하는 것이 주말이 끝나고있다는 신호라던 시절도 있었고, 그 주말을 조금 더 늘려보겠다고 '다큐멘터리3일'이니, 'SBS스페셜'이니 하는 프로그램까지 시청하다보면 월요병이 더 심화되곤 했다. 무엇보다 월요일 아침부터 일어나서 9시 까지 출근하는 것 부터 피곤함이 직장인 월요병이라는 요리의 주 재료가 되고, 주말동안 놀던 가락에 월요일에는 더더욱 일하기 싫다는 기분은 MSG를 더한다. 직장인 월요병의 주 재료와 MSG는 주부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먼저, 월요일 아침. 내가 월요일 아침에 출근하지는 않지만, 아내와 아이들이 월요..
가사노동, 그 무한루프에 들어가다 전업주부의 가장 큰 임무는 뭐니뭐니해도 집안 일, 즉 가사노동이다.살림남 생활을 두 달 정도 해보니 가사노동은 끝이라는게 없는 것 같다. 아침 설거지 하면서 점심은 뭐 먹을까 궁리하고, 점심 설거지 하면서 저녁 메뉴를 고민하는 무한루프다. 끼니때가 되서 저녁메뉴 고민하면 되지 않냐고? 그럼 재료는 언제 준비하냐? 집에 있는 재료라도 냉동실에서 꺼내놔야 요리할 때 맞춰서 요리할 수 있는 상태로 해동이 될테고, 집에 없는 재료라면 마트를 다녀와야지. 게다가 불고기나 갈비 같은 미리 준비해야 먹을 수 있는 요리를 먹고싶다면 식사준비는 더 길어진다. 하루 세 끼를 먹어야겠기에 식사준비와 정리는 어쩔 수 없이 하루에 세번. 청소와 빨래는 하루에 한번으로 막고있다. 빨래와 청소는 하루라도 안하면 바로 티가 나는 일..
옷이 날개라더니... 전업주부 생활을 시작한지 한 달, 옷의 의미를 새로 부여한다. 여의도 증권가에서 생활할 때 회사는 나에게 정장을 기대했지만, 나는 티셔츠와 면바지를 즐겨 입었다. 흔히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부르는 그런 복장이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수트를 쫙 빼입고 다녀야만 하는 직장인은 뭔가 남에게 잘보여야만 하는 직업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리고 양복을 쫙 빼입은 증권맨들 사이에서 헐렁하게 다니는 내 모습은 굳이 남한테 잘 보일 필요 없는 여유로움의 상징이라는 우월감도 느끼곤 했다. 그러다보니 내 옷장 속에 들어있는 비싼 수트들은 바깥 바람을 쐬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는 날에만 정장을 입다보니 그 비싸다는 Zenga 정장도 구매한지 몇 년이 지났지만 채 열 번도 안입은것 같다. 그러면서 내 옷장..